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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1불리한 입지를 극복해 국제금융허브로 부상… 권위주의적 개발독재가 글로벌화의 걸림돌대영제국이 수에즈운하를 개통한 이후 중국과 교역로 중간에 위치해 급성장한 싱가포르는 1819년 영국인 스탬퍼드 라플스에 의해 역사가 시작됐다. 말레이반도 끝단에 위치한 작은 섬이라 식량을 조달할 농지가 부족해 정상적인 국가가 자리 잡을 입지는 아니었지만 대성공을 거둔 사례다.불리한 지형적 입지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선택한 것이 교역 중심지다. 지중해 무역 거점인 몰타와 같이 아시아 대표 무역 거점인 싱가포르는 ‘사자의 나라(Singa+Pura)'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1960년대 초반에는 국제무역을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다가 아시아 경제가 급성장하며 국제금융센터로 부상했다.영국의 조차지였던 홍콩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허브인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중간에 있어 이들 시장이 폐장한 이후에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영국의 식민지를 거치면서 형성된 개방적인 문화, 서구화된 법과 상업제도도 싱가포르가 성장하는데 일조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싱가포르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싱가포르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 평가 [출처 = iNIS]◇ 권위주의적 정치체제가 사회 활력 저해9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아시아 1위·세계 3위를 기록한 싱가포르는 홍콩이 주춤거리는 사이에 아시아 금융허브의 입지를 빼앗기 위해 발 빠른 대처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홍콩이 다양한 대응조치를 내놓고 있어 금융전문가가 지적하는 각종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정치적으로 강력한 권위주의·소수 엘리트의 권력 독점·친서방 일변도 외교정책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에 속한다. 싱가포르 정치를 언급하려면 26년간 총리로 재임한 리콴유의 인생역정부터 설명해야 한다. 리콴유는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는 칭찬과 더불어 권위주의적 통치로 비판을 받았다.소수 명문 가문 출신이 장기집권하며 권력 독점으로 이어졌다. 리콴유의 아들 리센룽도 2004년 총리에 오른 후 현재까지 장기 집권하고 있다. 현재 3세 승계까지 언급될 정도로 권력독점은 심각한 상황이다. 친서방 일변도 외교정책도 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을 폄하하는 정책으로 이어져 갈등을 빚고 있다.경제적으로 보면 글로벌 공급망 붕괴·배후 경제기반 미약·벙커링 사업 위축 등도 금융허브의 위상을 위협하는 중이다. 2020년부터 확산된 코로나19 감염병은 국제 물동량을 위축시켜 글로벌 공급망을 붕괴시켜 중계무역항의 기능을 마비시켰다.홍콩과 상하이가 중국 본토의 광대한 경제권을 배경으로 성장한 것과 달리 싱가포르는 금융수요를 촉발한 배후 경제기반이 미약하다. 배터리나 수소로 운행하는 친환경선박의 도입이 증가하면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 사업도 위축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사회는 화교 중심의 지배층 독점·외국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인권·엄격한 법 적용과 같은 조치가 선진국이라는 명성에 흠집을 낸다. 국부로 칭송을 받는 리콴유도 화교이며 대부분의 권력은 화교가 장악해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동남아 출신 가정부와 육체노동자에 대한 인권 침해가 빈발하고 있으며 엄격한 법률 적용으로 외국인에게 위화감도 조성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도 외국인 노동자 숙소에서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했지만 적절한 방역조치를 실시하지 않아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았다.문화는 생활 인프라·교육과 관련성이 있으며 대(大)중화권 편입 시도·영어 소통 미흡·국제학교 부족 등을 개선해야 한다. 화교가 주류계층을 형성하고 중국과 교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문화에 편입하려고 시도하면서 기존 문화와 충돌하고 있다.관공서에서 영어가 통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것은 어렵다. 글로벌 수준의 국제학교도 나름 많이 유치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기술은 금융산업이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장치산업으로 전환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인프라·인재·개업체 등의 부족현상이 나타났다.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단순히 교육기관의 설립이나 과정 개발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 홍콩 탈출 인재·자금 적극 확보 정책 펼쳐야싱가포르가 금융산업의 적극 육성하려면 우리나라 정부가 서울에 있던 공공금융기관을 대거 지방으로 보내며 금융산업 경쟁력이 하락시키는 정책을 모방해서는 안 된다. 싱가포르가 각종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정리해 보자.정치적으로 민주주의 확산·자본시장 발전 추진·외교 다변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언뜻 보면 싱가포르는 가장 민주적인 국가로 보이지만 권위주의적 독재체제에 가깝다는 평가를 듣는다. 평등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자본시장은 여전히 홍콩이 앞서 있다. 2021년 기준 홍콩에 거점을 두고 있는 미국 기업이 254개로 2020년 282개에서 감소했다. 홍콩에서 자본을 조달하려는 본토 기업이 많고 이들 기업에 투자하려는 외국투자업체도 적지 않다. 중국경제가 아직 다른 국가에 비해 좋은 실적을 보이기 때문이다.경제는 해외 자금시장 진출·홍콩 이탈 자금 유치·배후 경제기반 강화로 금융산업의 기반을 확고하게 다질 수 있다. 중국에서 탈출하는 제조공장이 향하는 동남아시아와 인도로 금융시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떠오르는 시장이다.또한 홍콩에서 탈출하는 기업과 자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따르면 2021년 해외로부터 S$ 4480억 싱가포르달러(약 430조9800억 원)를 유치해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2020년 4~5월 해외 거주자 예금이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대부분 국가보안법 시행과 제로코로나정책을 피해 홍콩을 탈출한 자금으로 추정된다. 2021년 기준 싱가포르 자산운용 규모는 3조4000억 달러로 3조 달러인 홍콩을 넘어섰다.사회는 외국인 차별 철폐·생활 인프라 개선·법률 개선이 선행돼야 외국인이 선호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이전 수준처럼 외국인을 대하면 충분하다.홍콩은 중국인 위주로 사회 시스템이 운용되면서 외국인이 살기 어려운 도시로 전락했다. 중국 상하이가 자유무역시험구에 살려는 외국인에게 고정가격으로 아파트를 임대하는 것처럼 저렴한 주거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경미한 법률을 위반한 외국인조차도 엉덩이를 회초리로 때리는 태형은 전 근대적인 형벌제도다. 기차에 낙서를 했다거나 씹던 껌을 바닥에 버렸다는 이유로 외국인에게 태형을 집행해 비난을 받았다. 국가가 껌을 씹거나 술을 마시는 것까지 통제하면서 보모국가(Nanny State·정부가 국민 일상생활에 개입해 과도하게 보호하고 통제하는 나라)라는 비판까지 받는다.문화는 양질의 삶을 보장하는 토양이며 동서양 문화융합·영어 공용화·해외 명문학교 유치가 선행돼야 한다. 화교가 중심인 국가라고 해도 국제도시로 위상을 유지하려면 글로벌 수준에 걸맞은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중국의 문화우월주의가 다른 국가로부터 배척받고 있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싱가포르는 관공서가 영어를 적극 사용하도록 앞장서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영어 소통은 쉽지 않다. 영어 공용화 운동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과 서유럽 국가의 명문학교 분교를 유치해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면 우수 인재의 육성에 도움이 된다.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진전과 더불어 ICT 인프라 투자 확대·인력 양성·개발업체 적극 유치가 중요하다. 금융업은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플랫폼 개발과 같은 인프라 정비가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뉴욕이 5G(5세대 통신)·블록체인·빅데이터 등과 같은 ICT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는 것을 벤치마킹해야 한다.홍콩은 2020년 9만3000명, 2021년 2만3000명이 해외로 이주해 우수 인재의 이탈이 국가적 이슈로 부상했다. 이들 중 다수가 인접한 싱가포르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벌이는 것이 좋다.홍콩 정부가 발행한 외국인 취업비자는 2021년 2600매로 2019년 대비 50% 감소했다. 싱가포르가 홍콩으로 향하던 해외 인재의 요람으로 부상할 유리해졌다.▲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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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4아시아 금융허브에서 날개 없는 추락 중…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구축하려면 반면교사 필요아시아 최대 자유무역항인 홍콩은 1842년 청이 아편전쟁에 패전하면서 영국에 열구 할양되며 역사가 시작됐다. 1898년 양국이 99년간 조차하기로 합의하면서 동서교역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교역 물동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금융산업이 융성해졌다.영국 컨설팅그룹 지엔(Z/Yen)이 매년 3·9월 2회 발표하는 GIFC(Global Financial Center Index·국제금융센터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 뉴욕 및 2위인 영국 런던과 비슷한 성장경로를 밟은 것이다.런던은 17~18세기 영국이 국제상업무역을 장악하며 자연스럽게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뉴욕은 거대한 미국 경제가 기반이 된 반면에 런던은 활발한 무역이 성장의 디딤돌이 됐다.9월 기준 지엔이 발표한 홍콩의 글로벌 금융경쟁력 순위는 4위로 3월에 비해 1단계 하락했다. 반면 홍콩과 아시아 금융허브의 지위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싱가포르는 9월 3위로 3월 대비 3단계 상승했다. 아직 상하이·도쿄·서울은 홍콩을 넘볼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 평가 [출처 =iNIS] ◇ 정치가 경제에 개입해 금융 경쟁력 추락홍콩은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많은 무역거래를 처리하며 전체 화물 처리량의 절반 이상이 환적 화물로 구성돼 있다. 19세기 이후 국제무역항으로 급성장하던 중 20세기 영국의 대중국 진출 교두보로 자리매김하며 경제 측면에서 아시아의 핵심 국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1940년대 말 중국에서 국민당과 공산당이 내전을 벌이며 상하이에 있던 금융회사 대부분이 홍콩으로 이전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국제자본시장에 접근하는 통로로 활용되다가 2019년 이후 ‘하나의 중국’정책에 따라 국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홍콩의 금융업 문제점을 파악하면 다음과 같다.정치적으로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민주화를 주장하던 많은 인재가 홍콩을 떠났고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체 인민은 똑 같이 잘 살아야 한다는 공동부유를 주창하며 재산이 강탈될 것을 두려워한 부자가 해외로 이주하기 시작했다.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며 홍콩증시가 침체되고 있는 것도 공동부유정책이 가속화돼 주요 대기업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하나의 중국’정책이 홍콩·마카오를 넘어 대만까지 확장되며 양안관계가 악화되고 있어 홍콩의 금융업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홍콩이 중국과 대만의 가교역할을 담당했고 대만을 정치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국가는 홍콩 금융업을 지탱하고 있는 미국·영국 등이다.경제적으로 보면 홍콩 증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간섭이 강화되면서 올해 1~2분기 홍콩 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를 기업이 전년 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에는 27건의 IPO가 진행돼 HKD 513억 달러(약 8조8730억 원)를 펀딩할 것으로 전망된다.중국 본토의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홍콩에서 발행하는 채권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홍콩 채권 발행액은 아시아에서 6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단계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기업인 다이슨·로레알·LVMH 등은 홍콩 지점을 폐쇄하거나 근무 인원을 대폭 줄이고 있다.사회는 국가보안법 제정 후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며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인권상황이 악화되며 해외로 이주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에 설치된 중국정보기관은 체제 전복뿐만 아니라 단순한 정부 비판까지 용인하지 않고 탄압하고 있다.시 주석이 자랑하는 치적 중 하나인 제로 코로나 정책도 홍콩의 금융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면서 기본적인 업무 처리마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일 홍콩금융관리국(HKMA)가 주최한 ‘글로벌 금융리더 서밋’에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세계 최고 금융기관인 블랙스톤·씨티그룹 최고경영자가 참석하지 못했다.문화는 표준 중국어 사용을 강제하면 영어 교육이 약화되고 있으며 국제학교 등 우수 교육 인프라도 부족한 실정이다. 정치뿐 아니라 교육에도 ‘하나의 중국’정책이 반영되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중국 문화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글로벌화도 퇴조하고 있는데 이는 문화대혁명 당시 사회주의 사상학습을 강조한 것과 유사하다.기술은 금융업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으로 전환됐음에도 금융인프라 고도화 전략이 부재하며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 인력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업을 뒷받침할 기술력을 갖춘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도 부족하다. 미국·인도에 있는 ICT기업의 서비스에 의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본주의 첨병인 금융의 홍콩의 특성 살려야지난달 22일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됐다. 3연임이 결정되면 제로 코로나·대만 강공책·홍콩 압박 등 정책이 변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으나 아직 변화의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강력한 기반을 구축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정치적으로 국가보안법을 완화하고 대만을 흡수 통일하겠다는 정치 대결을 중단해야 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홍콩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는데, 이는 싱가포르 'AAA'에 비해 3단계나 낮은 것이다. 무디스와 S&P의 신용평가등급도 싱가포르가 홍콩에 비해 높다.경제는 글로벌 금융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홍콩의 경제적 혼란을 틈타 이른바 헥시트(HKexit·탈홍콩)하는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17%로 인하했다. 현재 홍콩 법인세는 16.5%로 싱가포르와 큰 차이가 없다.싱가포르는 2020년 ‘가변자본기업(VCC)’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기업 형태의 펀드를 만들면 조세 피난처 수준의 세제혜택을 제공한다. 글로벌 자금이 몰려들면서 운용 자산의 규모가 이미 홍콩을 추월했다. 영국 컨설팅회사 헨리앤드파트너스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자산이 1000만 달러 이상인 부자가 세계에서 5번째로 많아졌다.사회는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반영해 중국으로 반환되기 이전 수준으로 인권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해외 우수 인재의 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비영주자에 대한 재산세를 인하하고 연간 최소 HKD 250만 달러를 버는 사람은 2년 비자를 발급해 준다. 2년간 제한 없이 홍콩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하지만 싱가포르는 비자 완화를 넘어 해외 은행·증권사·투자회사·로펌 등을 적극 유치해 집적효과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업은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용이한 서울에 있는 공공금융기관을 지방으로 강제 이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문화는 영어로 공영어로 적극 채택해 모든 국민이 영어를 제2외국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으로 우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획일적인 사상교육이나 편협한 자국 문화 중심 교육으로 글로벌 시민을 육성하기 어렵다.홍콩과 치열하게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를 경쟁하는 싱가포르는 기업과 관공서에서 제1언어로 영어가 통용되는 수준에 도달했다. 홍콩은 1997년 반환 이전까지만 해도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중국 표준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운 지경이다.기술은 우수한 ICT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비자발급 조건을 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장벽은 높은 편이다. 싱가포르가 핀테크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철폐해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한 것을 벤치마킹해야 한다.상하이도 5년 거주 해외 인재에게 영주권을 제공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서울은 아시아 금융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종합적으로 보면 아시아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홍콩의 금융경쟁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변화가 없다면 추락 추세가 반전될 가능성은 낮다.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을 이기는 정부가 없듯이 정치도 경제를 절대 이길 수 없다. 경제 분야 중에서도 금융은 시장 변화에 가장 민감한 고등동물에 속해 정부가 통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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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7■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대처에 혼연일체 단결 필요, 여의도에 금융기관 집중시켜야 시너지 창출 가능레고랜드발 금융시장 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연말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규모의 충격이 우리나라 경제를 타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도 낮다.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함께 경제를 떠받치던 반도체 시장이 급랭하면서 내우외환에 직면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중요한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한 찬반양론을 듣고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와 서울특별시의 정책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혹은 문제점·개선책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했다.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조윤승 KDB산업은행노동조합 위원장이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위원장이 보는 KDB산업은행 본점 이전에 관한 논란을 정리해 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처 = iNIS]◇ 구조조정 전문가로 다양한 현장 경험 축적조 위원장은 KDB산업은행에서 20년을 근무했으며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는 국책은행의 몫으로 전락했다. 3면이 바다이며 동북아 거점 국가인 우리나라가 해양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당시 한진해운을 살릴 수도 있었는데 너무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음으로 조 위원장과 나눈 1문 1답이다.- 간단하게 자신의 이력을 소개하면.“2003년 8월 산업은행에 입사해 올해 20년째 근무하고 있다. 주로 담당했던 업무는 회원사의 구조조정이며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보면 된다. 2010~2013년까지 노동조합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현업에 복귀했다. 2020년부터 노동조합 위원장을 맡았는데 올해 연말 임기가 끝난다.- 구조조정은 전문 영역인데 경험해 본 소감은.“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한진해운은 회사가 사라져 평가하기 좀 그렇지만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후 오히려 실적이 좋아져 뿌듯하다.해운업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 하며 세계적인 해운회사는 덴마크·그리스·프랑스·중국·일본·독일 등 소수 국가에 소속돼 있다. 우리나라도 상당히 축적된 자본과 세계적인 무역 물동량을 갖고 있어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은행이 추진한 대우해양조선의 구조조정은 대표적 실패 사례인데.“대우조선은 10조 원 이상 손실을 봤다. 구조조정 전문가 입장에서 봐도 잘못된 결과이고 국가에도 엄청난 손해를 끼친 것이다. 대우조선은 부채를 줄여주고 유동성만 지원하면 단기간에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 부실을 숨기면서 시간을 끌어 책임질 사람을 없앤 것이 실패를 부른 가장 큰 원인이다.예를 들어 한꺼번에 5조 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누구도 책임지기 싫으니까 매년 2~3000억 원씩 찔끔찔끔 투자하다가 실패했다.”- 구조조정 과정에 참여하면서 느낀 아쉬운 점은.“사실 한진해운 같은 기업을 그때 너무 쉽게 포지하지 않았나, 아까운 짓을 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1·2·3위 조선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해운업은 반드시 키워야 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산업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구조조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의 구조조정과 매각과정에 참여해 보면서 비중요 자산을 너무 쉽게 매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산매각으로 1~1조5000억 원 정도 확보해 2년 정도 버틸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6개월 만에 모든 돈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회사가 망할 때는 순식간에 주저 않는데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금융공공기관 개편도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데.“지금 부도가 나는 남미 국가를 보면 구조조정 후 망한 기업처럼 순식간에 무너진다. 정치인이 장기적인 경제안정보다는 단기적으로 인기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에 매몰되면 국가는 혼란해진다.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도 동일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 글로벌 금융허브는 해외사업 확대부터 시작산업은행은 수출입은행과 함께 시중은행과 달리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외자 조달 분야에서 서로 1등과 2등을 다투는 공기업으로 외국 금융기관과 협력해 해외자금을 국내로 유치한다. 조 위원장은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대외 창구가 우리나라 금융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왼쪽)과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가운데) [출처 = iNIS]- 우리나라 자본 시장을 키워야 된다고 주장하는데 좋은 방안은.“채권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폭이 넓어야 하고 깊이도 굉장히 깊어야 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트리플A(AAA), 더블A(AA)뿐 아니라 더블B(BB), 싱글B(B), 심지어 트리플C(CCC) 채권, 정크본드까지 자유롭게 거래돼야 한다.내가 사고·팔고 싶을 때 언제든지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깊이가 깊어야 충분한 유동성이 생겨 채권 시장이 안정된다. 우리나라처럼 위기가 왔다고 시장이 경색돼 더블A(AA) 채권도 안 팔리고 금리가 요동을 치면 시장이 발전하기 어렵다.”-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은행이나 채권 등에 대한 객관적인 신용과 리스크 평가가 가능해야 하는데.“실제 이런한 기능을 갖춘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일본하고 독일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일본과 독일이 돈이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하물며 우리나라가 그것을 무턱대고 하겠다고 덤비면 안 된다. 차근차근히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재정부가 기대하는 산업은행의 중요한 기능은.“기재부는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산업은행이 1년에 연간 정책금융을 50~60조 원 정도를 지원하다가 산업은행의 실적이 나빠 정책금융을 30조 원밖에 못 지원하면 기재부는 30조 원을 다른 곳에서 조달해야 한다.과거 산업은행에서 정책금융공사를 분리했다. 정작 산업은행은 1년에 3조원의 이익이 나는데 정책금융공사는 2조 원씩 적자가 나자 기재부가 난처해져 결국 다시 합쳤다.”-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정책자금 규모는.“연간 5~6조 원을 벌어서 정책금융으로 3~4조 원을 지원하고 나면 1~2조 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이 중 3분의 1인 35~40% 정도는 100% 지분을 소유한 정부에 배당을 하고 나머지는 내부유보금으로 남겨 둬 자본금을 키우고 채권 발행을 늘린다.이를 통해 산업은행은 1년에 50~60조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일반적인 정책금융기관처럼 매년 국회에서 세금으로 예산을 배정받아 그 돈으로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 기획재정부는 산업은행의 이전을 추진하는데.“기재부는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해 실적이 악화돼 정책금융에서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정권 초기라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겠지만 2~3년 지나면 결국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산업은행이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담당하는 역할은.“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자산 규모 측면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작지만 우리나라 자본 시장에 해외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외자조달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결국 서울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 외국 금융기관과 같이 사업하고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와야 한다. 그러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금융기관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밖에 없다.”- 그런 주장이라면 정부가 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해 글로벌 금융허브전략을 포기한다는 것인데.“정부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글로벌 금융허브는 안 하겠다고 선언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외국 금융기관에는 면허를 내주지 않고 우리끼리 은행면허사업만 하겠다는 의미다.시중은행은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대규모 정책사업보다는 안전한 예대마진을 챙기고 아파트 담보대출만으로도 연간 몇 천조 사업을 만끽하고 있다.”-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외국 투자자가 얼마나 방문하는지.“연간 수백 회가 넘는다. 외국계 투자은행·증권회사 등 투자자가 항상 방문해 협의한다. 만약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이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해 서울역으로 이동하고 KTX를 타고 부산까지 올 가능성은 낮다. 이들 투자자와 접촉이 줄어들면 해외사업은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허브 전략 수립해 실천해야 달성 가능조 위원장은 서울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 국민연금공단 등 전국에 뿔뿔이 흩어놓은 금융공기업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기관·금융공기업·핀테크기업·대기업 재무팀 등을 한곳에 모아야 시너지가 난다고 판단한다.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지금의 서울 여의도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금융특구로 지정해 디지털 금융산업을 육성하자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저출산으로 제조업보다 금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데.“고지식·고자본·자본집적도가 높은 것이 금융업이다. 금융업을 단순히 제조업을 지원하는 산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의 중요 산업으로 인정해야 한다. 영국이 급성장하는 인도, 일본이 라오스에 각각 진출하는 금융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처럼 정부도 정책금융기업의 해외투자를 적극 후원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우선 국민연금 등 금융공기업 모두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한다. 부산에 가 있는 금융공기업뿐 아니라 대구·전주·진주 등 엉뚱한데 가 있는 기업을 모두 데려고 와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 산업은행·산업은행 별관·중소기업중앙회·수출입은행까지 싹 밀어버리고 그곳에 100층 넘는 빌딩을 5개 정도 지어 금융기업으로 포함해 기재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을 입주시켜야 한다.또한 핀테크라도 싹 그러모으고 대기업 재무팀도 모두 입주시켜야 한다. 외국계 투자자가 여의도에만 오면 원스톱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면 서울이 진짜 글로벌 금융허브가 된다.”- 우리나라 금융기관에 영어 구사자가 적다는 지적도 있는데.“은행원이 영어를 못해서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틀린 말이다. 요즘 신입사원은 해외 유학파도 많고 생활영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이 많다. 홍콩도 방문해 봤는데 금융센터를 벗어나면 영어가 잘 통용되지 않는다. 현재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는 직원만 잘 활용해도 외국계 투자자와 협력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본점을 이전하면 이익 줄어 정책금융 기능 상실해져 산업은행·지방은행 모두 불행해져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꺼내든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공약은 결국 정부의 110대 국정 과제에 포함됐다. 또한 8월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장에게 직접 이전을 조속하게 실천하라고 주문했다.본점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법을 개정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부와 이해관계자의 입장 차이에 관해서 알아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처 = iNIS]- 강석훈 행장은 부산 이전 미션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는데.“본인 입으로 명령을 받고 왔다고 직접 이야기한다. 사실 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을 100%를 갖고 있고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산업은행장을 임명하므로 대통령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다만 노조는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은행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존립 자체까지 위태로워진다고 판단해 반대하는 것이다. 강석훈 행장도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점이 있는 여의도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나 서울시는 우량 공기업을 빼앗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영등포 갑·을이 지역구인 김민석 의원과 김영주 의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회의원은 여야 구분 없이 산업은행을 데려 가겠다고 아우성이다.반면 의외로 국민의힘 국회의원·당직자·보좌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 반대한다. 이분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가지는 정체성·철학과 상치된다고 믿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보수 정당은 자유주의와 시장 중심주의를 강조하는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고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라 반대한다. 기관이나 국가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고 부산에 모든 금융기관을 모으는 것도 아니고 전국에 그냥 나눠주기 식으로 흩뿌리는 것은 정치적인 포퓰리즘이지 정책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국민의힘 안에 많다.정권 초기이기 때문에 드러내 놓고 대통령의 정책을 반대할 수는 없으니까 말은 안 하는 것일 뿐 실제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문제가 많은 정책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부적으로 이전 추진단을 구성하고 연말까지 해양 관련 부서를 부산으로 이전할 계획인데.“9월28일 10명 정도 규모로 이전 추진단을 구성했다. 현재 실제 수행하는 일은 없고 이전을 대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구상하는 정도다. 아직 토지를 매입하거나 몇 층짜리 건물을 지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 국회에서 산업은행법을 개정해 주지 않아 이전 계획 자체가 무산되면.“노조는 그런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 예를 들어 토지를 구입해 몇 천억 원을 들여 건물을 신축했는데 이전이 무산되면 큰일이다. 산업은행은 은행법상 임대업을 할 수 없다. 건물 자체를 비워둬야 하면 손실이 막대해진다.그렇게 되면 이전을 결정한 사람은 배임죄로 처벌을 받을 것이다. 산업은행도 자체적으로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경영자의 배임행위를 파악하면 100% 고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추진 관계자 모두 불행해질 수 있다”- 이전 추진단이나 회장이 실제 행동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이전 준비단이 법이 바뀌면 어디에 땅을 사서 몇 층짜리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몰라도 실제 땅을 산다거나 건물을 올리는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 회장도 정부에 법을 바꿔주지 않으면 실제 추진은 불가능하고 자신도 법적 책임을 지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국회 차원에서 법 개정 움직임은.“발의만 해 놓은 상태다. 야당에서는 김두관 의원이, 여당에서는 김희곤 의원이 발의했다. 김두관 의원은 지역구가 양산이라 발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은 찬성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2024년 4월 차기 총선까지 법 개정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총선 결과에 따라 여당이 절대 다수를 점유해야만 추진이 가능해질 것이다.”-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전에 국토교통부가 이전 대상기관으로 선정하는 등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아직 국토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는 않았다. 국토부나 균형발전위원회에서도 명확하게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공기업 2차 지방 이전이라는 큰 틀에서 진행하며 산업은행만 따로 보지는 않는다고 한다. 금융위원회만 연내에 계획서 만들겠다고 밝힌 상태고 국토부는 내년 초에나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해운금융에 전념하려면 전문성이 필요한데.“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금융정책이 너무 답답하다고 생각한다. 배도 많고 물동량도 많은데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해외 선주다. 해외 선주는 선박을 소유하고 있지만 리스 금융을 하는 선박 리스 회사로 실질적으로 보면 금융회사다. 이들은이익이 별로 남지 않는 제조는 한국 조선소에 맡기고 자기들은 앉아서 큰돈을 벌고 있다. 우리도 제조뿐 아니라 금융 자체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금융위는 부산을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 중심지로 육성한다는데.“산업은행은 해양·파생상품에 특화된 인력은 많지 않다. 목표가 그렇다면 직원 모두에게 관련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해양·파생상품 시장은 연간 10~15조 원 규모일 정도로 작다.산업은행은 자산이 200조 원이 넘고 연간 100조 원 이상을 운용하는 거대 은행이다. 직원을 자르든지 해양파생상품은 일부가 담당하고 대부분은 현재 수행하는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금융기관은 로펌·컨설팅기업·회계법인 등과 협업할 일이 많은데.“그렇다. 우리나라 금융이 서울에도 있고, 부산에도 있고, 전주에도 있고 이렇게 분산되면 사실상 금융 중심지는 없어진다. 이번 레고랜드 사태만 보더라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이 완전히 박살나면서 악화된 것이다.최근 롯데캐피탈도 15%의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1년짜리 단기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직접 금융시장을 키우지 않으면 우리가 세계에 자랑하는 제조업체도 망하게 된다.”-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고객이 이탈한다고 생각하는지.“산업은행은 기존 은행처럼 예수금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거나 아파트 담보대출을 통해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다. 여의도에 있는 다른 증권회사나 금융회사와 거래를 통해 돈을 버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일부에서 인터넷 세상에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대출 또는 비대면 대출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1~2000만 원 대출해 주는 카카오뱅크는 현재 그런 식으로 영업하지만 산업은행은 기본 거래 단위가 천억 원대다.1~2000억 원을 대출하면서 고객의 얼굴 한 번 안 보고 거래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신디케이션·합작투자는 사업 규모가 1조 원을 넘고 관련 기관과 회의만 50회를 넘게 한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결국 고객사가 산업은행과 거래하기 힘들다며 거래를 중단하게 될 것이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산업은행이 망한다는 주장은 심한데.“산업은행은 정책금융공기업으로 1년에 최소 5~6조 원의 수익을 발생시켜 정책금융을 지원해야 되지만 부산으로 내려가면 영업이 저조해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망하는 것이다. 바이오산업에 정책금융을 지원하면 이익을 내기 어렵고 연간 3~4조 원씩 손해가 난다고 생각해 보자.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정책금융인데 산업은행 전체 이익이 3조 원에 그치면 적자가 되기 때문에 바이오산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직원도 자르고 사업을 줄이면 산업은행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일본 산업은행은 비슷한 경로를 밟다가 민간은행과 합병됐다.”◇ 다양한 문제점부터 해결하려는 노력 필요산업은행의 본점으로 부산으로 이전하면 직원은 이사를 가는 대신에 나서이부(나흘은 서울, 이틀은 부산)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가 금융산업의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정책임에도 타당성 검토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하지만 강석훈 회장은 윤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강력한 추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살펴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가운데)과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오른쪽) [출처 = iNIS]-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모든 직원이 내려가야 하는지.“노조는 최악의 경우에 총무·인사와 같은 행정부서는 내려갈 수 있지만 사업부는 서울에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고객과 협력기관이 대부분 서울에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그렇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지방에 내려간 공기업이 국회보고나 정부 회의를 위해 서울로 출장을 오가며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막대하다는 불만이 많다. 이미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결론이 난 만큼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서울에 근무하고자 하는 직원이 절대 다수인데.‘실제 현재 지방 이전 공기업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직원은 부산에서 3년 근무하고 다시 서울에서 3년 근무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생활 리듬이 깨어진다. 자녀가 있는 여직원이 가정을 핑계로 서울에서만 근무하겠다고 주장하면 남직원이 부산 근무를 도맡아야 한다. 남직원의 불평불만이 높아지고 사기가 떨어져 조직 화합 차원에서도 불리하다.- 특정 대학 출신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주장은.“지방에 공기업을 유치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공기업이 지역 대학 출신을 채용해 주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1년에 100여 명 채용하는데 지방 출신을 30% 뽑으면 30명 정도 된다.부산에 내려간 공공기관은 부산대만 거의 뽑는다. 그렇게 되면 부산대 출신이 전체 신입사원의 30%로 너무 많아진다. 이들도 몇 년 근무하면 서울로 오고 싶어 하기 때문에 지방 인재의 유지라는 본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대출자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현재 산업은행 고객의 60% 이상은 서울에 있고 부산에 있는 고객은 아주 소수다. 돈 빌릴 사람은 서울에 있는데 부산으로 간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부산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만한 신용과 사업성을 갖춘 기업도 많지 않다. 그렇다고 대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에게 무차별적으로 돈을 빌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경기도 하남에 있는 전산센터도 이전하는 것인지.“원래 전산센터는 별관이 있다가 하남으로 이전한 것이다. 전산센터가 하남에 있는 것만으로도 업무처리에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요즘 은행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장치산업이다. 수시로 시스템을 개발 혹은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업무협조·인력확보 등으로 죽을 지경이다.ICT 인력은 연봉을 많이 줘도 구하기 어렵고 오래 근무하지 않는다. 아마 부산으로 전산센터를 이전한다고 하면 따라갈 직원도 많지 않고 현지에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에 있는 부산은행·경남은행이 반대하고 있는데.“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모두 경영이 어려워진다. 지역에 있는 기업이 산업은행과 거래하지 못하면 부실기업처럼 비춰질 것으로 두려워해 산업은행과 거래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지역 은행 입장에서는 이익이 많이 남는 기업과 같은 우량 고객의 이탈을 걱정해 반대하는 것이다.”- 다양한 부작용이 예상됨에도 회장이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지난 8월 말 윤 대통령이 부산에 가서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면서 현장에서 산업은행 회장에게 구두로 몇 번 지시를 했다고 들었다. 빨리 부산으로 이전하라는 말에 본인이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본점 이전보다 개발금융공사 설립이 유리조 위원장은 부산 지역 발전을 위한 최상의 방법은 산업은행과 부울경이 자본금을 공동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법적으로 자기 자본의 30배까지 투자가 가능하며 적자가 발생해도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사례로 제시했다.- 부산시는 산업은행을 유치해 동남권 지역의 정책금융을 활성화한다는데.“그 목적이라면 산업은행의 부산지사가 부족하지 않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와 지역 정치인은 정책금융을 활성화하는 것보다는 외형적으로 폼이 나는 실적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층 건물을 짓고 수백 혹은 수천 명의 직원이 내려오는 이벤트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전 부지로 지목된 구역을 소유한 건설업체도 토지 매각으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부산 해양산업을 육성하려면 본점 유치보다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하는 것이 유리한 것은 아닌지.“산업은행 내부도 산업은행과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대전·대구·광주 부산에 하나씩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지역 균형 발전이 목표라면 부산만 아니고 차라리 전국을 고르게 발전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내놓은 대안이다. 지방에 있는 산업은행 지점을 통합해 주고 자산과 업무를 이관하면 개발금융공사가 자립할 수 있다.”- 국내에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제가 해운을 담당했을 때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직접 설립한 경험을 갖고 있다. 설립해서 운영해 보니까 공사가 은행보다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점에서 유리했다.신규 정책을 추진하면 부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공사는 은행보다 파산이나 증자가 쉽다. 개발금융공사는 자기 자본의 30배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산업은행과 부울경이 4:3:2:1 비율로 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해 공동으로 경영하면 된다.”- 본점 이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노조의 역할은.“노조는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 쓴 소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국민에게 산업은행의 이전이 초래할 문제점을 널리 알려서 나쁜 정책이 집행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노조가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의견이나 글로벌 금융시장 현황이 그렇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가 구조조정에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것처럼 노조원 모두 금융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파악할 능력은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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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8귀농귀촌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 활성화나 인구 증가 가능성은 매우 낮아, 경쟁력이 없는 지역 대학으로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자 양성은 어려워▲전남도청 전경(출처 : iNIS)▶지역 특유의 정서가 부정부패의 옹호로 이어져사회한국의 지방자치단체 대부분의 사정과 마찬가지로 전남의 인구는 2014년 말 193만명에서 2018년 말 191만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2019년 3월말에는 190만명 선이 붕괴되면서 인구감소에 대한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2013넌 6월 사망자수가 출생자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고, 2014년 8월부터 65세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귀농∙귀촌을 유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구현하겠다던 도정 구호가 무색해졌다. 전남은 ‘전남 인구, 새로운 희망 찾기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나주시는 지역 청년들의 취∙창업 역량 강화와 타지 청년 유입을 위한 ‘나주배움투어’와 ‘청년센터’조성을 추진 중이다. 청년정책 5개년(2019~2023)계획을 통해 청년들의 권리증진, 역량강화, 인정 도모, 문화창달 등 청년 중심의 지속 가능한 정책도 펼치고 있다.인구를 늘리기 위해 귀향청년 체험 둥지 조성, 청년 마케터 양성사업, 청년 귀농인의 집 조성, 청년 BLUE VILLAGE 조성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2040 젊은 세대를 유치해야 하는데 2020년까지 100개 사업을 발굴해 육성할 계획이다. 낙후된 도시를 재생하는 뉴딜사업, 전남형 콤팩트시티 조성 등을 통해 정주여건을 개선하겠다는 복안도 마련했다.얼마 전 필자는 경상남도 출신이면서 전남의 농촌에 정착한 사람들을 만나 귀농사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경험을 가졌다. 경상남도에 비해서 전남의 귀농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고, 지원도 좋아서 고향을 떠나 생면부지의 전남 시골마을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50대 중반의 젊은이(?)가 살기에는 시골도 좋다며 해맑게 밝게 웃던 그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하지만 50대 중반의 중늙은이가 몇 명 모여든다고 전남의 귀농∙귀촌 프로그램이 성공할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농촌이 도시에 살다가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자립한 이후에 노년의 도피처로 전락해서는 비전이 없다.일본처럼 정부의 체계적인 장기 플랜에 따라 20~30대 젊은이들이 농촌에 정착할 때 비로소 농촌이 살아날 수 있다. 전남도 현실과 이상이라는 틈새를 어떻게 메울지 조금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국민권익위 조사에 따르면 전남 도청 공무원의 청렴도는 만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선 7기는 청렴도 꼴찌인 도청을 쇄신해 2020년까지 1위를 달성하고 ‘부패 없는 전남’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하지만 2018년 8월 간부 공무원의 갑질 논란에 대한 내부고발이 나오면서 체면을 구겼다. 내부 게시판에 근무평정은 학연, 지연, 혈연, 친근감으로 하고 직원배치도 비합리적이라는 불평불만이 쏟아졌다.2018년 1월 감사원은 2014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행정안전부의 승인 없이 전남이 3~4급 공무원 40명을 외부기관에 파견했다고 지적했다. 공석인 국∙과장급 직위는 직무대리로 지정해 상위직급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직책급 업무추진비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기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공무원도 33명이나 됐지만 경찰로부터 관련 사실을 통보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7명은 징계조차 하지 않았다.2012년 전남도청 서울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이 국가보조금을 부정으로 타내기 위해 허위서류를 제출했다가 처벌을 받았다. 기업과 담합해 지방에 기업을 유치한 것처럼 위장했다.전남도 광주광역시와 마찬가지로 ‘제 식구 감싸기’식의 지역 특유의 담합 정서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비리공무원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를 도입했지만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공무원 비리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공무원 사회 전체가 ‘나도 언젠가 비리혐의자로 처벌될 수 있다’는 공범의식을 갖고 있어 보호하기 때문이다. ‘솜방망이 처벌’도 비리를 두려워하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적발과 처벌보다는 예방과 계도가 중요하지만 전남뿐만 아니라 한국 공무원 사회는 자정작용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됐다.공무원 부패와 비리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내부고발시스템을 운영해야 하지만 ‘내 식구를 보호’한다는 핑계를 대며 오히려 은폐하는데 급급한 실정이다.한국 공무원 사회에서는 비리공무원을 근절하기 위한 내부고발을 장려하기보다는 오히려 내부고발자를 색출하고 ‘왕따 ‘시키는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가 융성해 있다. 한 다리 건너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지역에서는 한 명이 소위 말하는 총대를 메고 나머지 사람들은 옹호세력을 구축해 살아남는 전략이 통용된다. ▶식민지 잔재보다는 민족문화를 문화유산으로 키워야 미래 밝아문화전남은 2018년 전라도라는 명칭이 생긴지 1000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과 마찬가지로 전남에서 자리를 잡은 유일한 지역문화축제는 ‘함평나비대축제’에 불과하다. 나비축제도 초창기의 호황에 비하면 많이 퇴색돼 새로운 컨셥을 도입할 필요성이 높지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2019년 문화산업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14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문화콘텐츠 개발 및 기업 육성, 영상산업 육성, 전통공예산업 육성 등이 대상이다. 작은 영화관을 건립하고 영화∙드라마를 제작하는데 인센티브도 지원한다. 공예품 대전을 개최하고 전통공예품 해외 수출을 위한 창업도 독려한다.일제시대 전남 지역에서 공출 받은 쌀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했던 목포시도 식민지 시대의 잔재를 문화유산이라는 이름으로 되살려 구도심을 재개발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출신의 정치인과 일부 관련자들이 사전에 개발정보를 획득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순수성을 잃었다.목포시는 ‘전남 무용제’를 28년 이상 개최할 정도로 남도의 문화예술 자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8년 목포시와 진도군 일원에서 ‘국제수목비엔날레’도 개최됐다.목포시는 경상남도의 예술 도시인 마산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예술인을 배출한 도시이다. 한국 무용계의 거목인 우봉 이매방, 한국 발레의 선구자인 홍정희 등의 혼이 서려 있어 문화자원으로 활용할 가치는 충분하다.전남은 ‘대한민국 관광 중심, 글로벌 전남 관광’을 선포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4대 전략으로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조성, 21세기 융∙복합 관광 선도, 지역 관광 혁신 기반 구축, 여행하기 편한 관광 여건 마련 등을 설정했다.목포권은 근대역사문화공간, 여수권은 마이스(MICE)∙크루즈관광, 완도 등 중남권은 해양치유∙해양생태관광을 중심으로 블루 투어리즘(해양생태관광) 등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항구와 섬이 많은 전남의 지역적 특성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수항은 크루즈선이 기항하고 있으며 신안군과 같이 교량으로 연결되는 섬이 늘어나는 것도 접근성을 높여주고 있다.영산강 유역의 고대 마한문화를 재조명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마한의 역사를 관광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443개소의 마한문화권 유적을 조사하겠지만 경상남도 김해의 가락국 역사를 복원하겠다는 구상처럼 허황된 프로젝트이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남의 관광객은 5097만명으로 7643만명인 경기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각 시∙군별로 보면 여수시가 1508만명, 순천시가 907만명, 담양군이 279만명, 목포시가 259만명 등으로 많았다.특히 여수는 2013년 이후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용인시를 제치고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순천만 국가 정원, 여수 엑스포 해양공원, 여수 오동도, 여수 돌산 공원 등이 인기 관광지로 나타났다.중앙 정부가 주 52시간 근무, 최저임금 인상, 일과 삶의 균형(work & life balance), 직장인에게 휴가비를 지원하는 방식 등으로 국내관광을 활성화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초∙중∙고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독려하는 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개발독재 시대의 공무원 발상으로 3차 서비스산업인 관광산업을 육성할 수 없다.‘굴뚝 없는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관광산업을 진정으로 육성하고자 한다면 이미 체험형 관광 등으로 다른 산업과 융∙복합 개념이 활성화되고 있는 글로벌 관광산업 트렌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매년 외유성 관광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지방 자치단체장과 의원들도 관광지에 가서 사진만 찍지 말고 숨어 있는 핵심 경쟁력(core competency)을 파악해 자신의 지역에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존폐위기에 몰린 지역 대학으로 인재 육성은 불가능해기술전남의 경제발전이 불가능하다고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가 기술의 부족이다. 광주광역시가 지역의 인재 블랙홀로 자리매김하면서 전남에는 변변한 대학조차 하나 없다. 전남에 위치한 대학은 나주시의 동신대학, 순천시의 순천대학, 목포시의 목포해양대학, 무안군의 초당대학 등이 있다. 모두 지역의 발전을 선도할 거점대학이 아니라 머지 않은 미래에 존폐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한국전력이 2020년 개교를 목표로 세계적 에너지 특화대학으로‘한전공대’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작자에 빠진 한국전력이 대학 설립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전남과 나주시는 한전공대를 산∙학∙연의 핵심시설로 인식하고 있는데 반해 자유한국당은 단순 대학으로 판단하고 있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자유한국당은 전남에 정치적 기반이 없기 때문에 지역의 나쁜 여론을 감안할 필요성도 낮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도 불리할 것이 없다. 한국전력이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는 공기업이고, 전국 모든 대학에 전기공학과가 개설돼 있고, 매년 수천 명의 전기기술자가 배출되고 있다는 점도 한전공대의 설립 명분이 자리를 잡기 어렵도록 만든다. 미래 전략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해진 졸속 행정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전남에 광양의 제철단지, 여수의 화학단지, 목포의 조선단지 등이 있지만 지역보다는 외부의 인재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의 대학 수준이 낮은 것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지방 공장에 불과한 것도 자체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려는 정책의 애로점이다. 이들 산업단지에 소재한 기업들도 첨단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보다는 대규모 장치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필자는 얼마 전 전국의 산업단지 조사차 목포의 대불공단을 찾았는데 을씨년스럽고 황량한 광경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대불공단은 조선 관련 산업단지로 단순 조립과 건조에 불과한 국내 조선업이 글로벌 물동량 감소와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조선업이 규모의 경제로 저가 수주전략을 펼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기술개발에 소홀히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최근 현대중공업, 대우해양조선,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회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장기 전망은 밝아지지 않았다.2019년 7월초 현재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기술 수출 규제로 곤경에 처한 세계 반도체 생산 1위 국가 한국의 처지와 비슷하다. 차별화된 첨단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싼 인건비에 의존한 하청생산기지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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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우정국(中国邮政集团)에 따르면 2018년 1~10월 전국 택배물동량은 394억300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시내 화물이 89억600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국내 시외 화물은 295억900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 국제 화물은 8억800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각각 늘어났다.2018년 1~10월 택배업체의 총매출액은 4780억5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확대됐다. 전자상거래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한 것이 주요인이다.2018년 10월 택배 물동량은 46억9000만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2% 증가했다. 10월 택배화물 매출액은 534억2000만위안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6% 늘어났다. 11월 11일 광군제 세일 등이 있기 때문에 11월 택배 물동량은 58억건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바바, 징동닷컴, T몰 등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국가우정국(中国邮政集团)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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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북섬 항만서비스기업 포트오브타우랑가(Port of Tauranga Ltd.)에 따르면 2017년 12월 31일 마감 기준 반년간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해 $NZ 4710만달러를 기록했다.중국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통나무 수출량이 크게 늘어면서 전체 수출량이 9.4% 증가했다. 그외 유제품 3%, 육류 17%, 철강 40% 등으로 각각 수출량이 확대됐다.곡류 및 사료의 수입량은 35% 증가했다. 컨테이너 물량은 16% 증가해 59만803 TEU를 기록했다. 2018년 6월까지 향후 6개월간 120만 TEU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2016년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항만 준설공사를 마쳤다. 기존 항만 부지를 최대로 이용하는 방법 등을 포함해 예비 항만부지 등을 활용해 늘어나는 물동량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더 이상 항만의 부지를 확대하지 않고도 컨테이너 처리 용량을 연간 300만 TEU(20 피트 단위)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포트오브타우랑가(Port of Tauranga Ltd.)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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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항만관리회사 두바이포트월드(Dubai Ports World)에 따르면 2018년 아부다비항 화물운송량이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랍에미리트가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잇는 중간 교통중심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칼리파산업단지에 새로운 공장이 입주해 가동을 시작한 것도 물동량을 늘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물동량 증가가 예상되면서 2019년 칼리파항에 두번째 컨테이너터미널 공사도 시작할 계획이다.2018년 상반기에 콘테이너터미널 4의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새로운 터미널은 연간 310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다. 두바이항은 1980년대 개항한 이후 5억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했다.▲항만관리회사 두바이포트월드(Dubai Ports World)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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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17년 11월 중동지역 항공사들의 화물 물동량이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타 지역의 증가율은 아프리카 항공사가 17.5%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유럽이 9.9%, 북미가 9.6%, 남미가 9.4%, 아태평양이 8.1%에 달했다.IATA는 현재 항공화물의 수요가 견고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향후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2018년에도 강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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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6우즈베키스탄 정부에 따르면 2017년 9월 7~8일 타슈켄트에서 개최된 우즈벡-러시아 국제 도로운송위원회 회의에서 자동차 운송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또한 양국 대표단은 정규 국제여객 운송수단을 개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2019년 고속도로 시설을 조성해 'Guzar-Bukhara-Nukus-Beineu' 구간에서 건설 및 보수 완료 후 버스 노선을 설치할 계획이다.2016년에 2015년 대비 화물 물동량이 현저하게 증가해 교통 인프라를 추가로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이번 회의에서 협력체계를 논의한 것이다.▲정부 청사(출처 : 정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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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텐진항만공사(天津港)에 따르면 2016년 영업수입이 130억4700만위안으로 2015년 대비 15.3% 감소했다. 2016년 순이익은 22억1900만위안으로 2015년 대비 4.9% 증가했다.또한 2016년 화물취급량은 3억7583만톤으로 2015년 대비 4.8% 늘어났으며 2016년 컨테이너 취급물량은 717만8000TEU로 2015년 대비 2.1% 증가했다.2016년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중국의 경기둔화로 물동량 감소에 따른 치열한 경쟁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그 결과 화물 및 컨테이너 취급 물량은 늘어났으나 영업수입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China_Tianjin Port(Group)▲ 중국 텐진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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